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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말을 통한 훈육이 가능한 시기

by 피플싱 2024. 10. 7.

생후 33~48개월에는 민첩성과 순발력 등이 매우 빠른 속도로 좋아지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구되는 아이의 몸 움직임 수준도 높아집니다. 손 조작 능력 역시 좋아져 숟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 등과 같은 일을 혼자서 해결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자신감이 높아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말을 통한 훈육이 가능한 시기입니다.

1. 인지발달 특성과 언어이해력

민첩성과 순발력이 좋아지는 만큼 행동을 저지할 때 아이가 반항하는 힘 또한 매우 강해집니다. 양육자가 체력이 매우 좋은 남성이 아닌 이상 아이를 들어 올리거나 운반하거나 행동을 제지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아이가 조건부 문장을 이해할 정도의 언어이해력을 갖게 되므로 훈육할 때 말을 많이 활용해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이해력이 정상범위 내에서 늦다 해도 33개월이 됐을 때 24개월 수준의 언어이해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24개월 수준의 언어이해력은 "컵을 두 손으로 들어야 하는데 한 손으로 들어서 물이 쏟아지는 거야." 혹은 "컵을 양손으로 들고 천천히 걸어야 물이 쏟아지지 않는데 너무 빨리 걸어서 쏟아졌네" 하는 문장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따라서 33개월부터는 아이에게 문장으로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칼은 위험해요. 칼을 엄마한테 주면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줄 거예요", "빨리 칼을 엄마한테 주세요. 만일 칼을 엄마에게 주지 않으면 칼은 위험하니까 엄마가 뺏을 수밖에 없어요"와 같이 조건부 말로 아이와 협상도 가능합니다. 화를 내거나 몸으로 안 된다고 반응해 주기 전에 우선 말로 협상을 시도해봐야 합니다.

아이가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지는 경우에도 "화가 난 것은 알겠는데 물건을 던지면 동생이 아파요. 동생 때문에 화가 나 속상하니까 이리 오세요. 엄마가 안아줄게요" 하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든 33개월부터는 말을 통해 훈육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언어 전반적인 발달지연 혹은 언어이해력이 늦다면 한 단어나 간단한 문장으로 양육자의 의도를 전하는 훈육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2. 말이 트이지 않은 아이에게 길게 말해도 될까?

만 5세 이전의 언어이해력이 아이의 인지발달 영역이라면, 만 5세 이전의 언어표현력은 아이의 입술과 혀, 그리고 구강의 움직임이 조절되어야 가능한 질적운동성 영역입니다. 아이가 혀와 입술이 잘 움직여지지 않아 말은 못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항상 말하기를 연습하고 있으므로 만 5세까지 기다려줘야 합니다.

말을 잘 못해도 언어이해력이 24개월 수준 이상이라면 아이에게 말을 할 때 문장으로 말을 해도 됩니다. 말이 늦게 트이더라도 언어이해력에 어려움이 없다면, 말하기를 자꾸 강요하지 않는 한 또래집단 적응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문장으로 설명하고 훈육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만약 아이의 언어이해력이 정상에 속하고 판단하여, "주세요라고 말하세요. 말해야 줄 거예요" 하고 말하기를 강요하면,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떼가 늘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말이 늦게 트인다는 이유로 떼가 늘지는 않습니다. 말이 트이지 않아서 답답한 아이의 심정을 이해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언어이해력과 언어표현력이 함께 늦다면 인지발달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발달평가를 통해서 아이의 언어이해력 수준을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말을 할 때 언어이해력 수준에 맞춰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행동발달 특성

자기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질적운동성이 좋아지는 시기에 아이는 세상을 탐구하고 싶은 강력한 호기심과 이를 제지하는 양육자에 대한 반항심, 또래 친구에 대한 모방심 및 질투심 등 다양한 감정이 폭발합니다.

이때 언어이해력이 뛰어나고 순한 기질의 아이에게는 지금 상황에서 요구되는 질서와 양육자의 입장을 말로 설명하는 게 가능합니다. 협상과 타협이 가능해지므로 육아가 한결 쉬워집니다. 반면 타고나기를 감정조절력이 약한 아이는 체격도 커지고 자기 몸을 목적에 따라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양육자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도망가거나 더욱 격하게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