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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발달을 알면 아이가 보인다

by 피플싱 2024. 10. 13.

많은 부모들이 "육아에는 답이 없다"라고 말합니다. 부모들이 육아에 답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아이와 관련된 정보와 방법들이 현실에서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입니다. 노력을 해도 실패 경험이 자꾸만 쌓이면 육아에는 답이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실 아이의 성향과 엄마나 아빠의 성향에 따라,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다양한 환경에 따라 육아는 다양한 상황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육아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조금 편해지기도 합니다. 

모든 부모와 아이에게 딱 맞는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육아에 답이 없다고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부적인 상황에서는 개개인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아이 발달의 전체 과정을 아우르는 기본적인 방향과 속도는 존재합니다. 그러니 육아에 답이 없어라는 말을 기본도 필요 없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아이를 키울 때 딱 맞는 틀에 넣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는 어떻게 발달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의 성장을 기다릴지 혹은 적극적으로 아이를 지원해줄지 부모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1. 발달이란 무엇일까?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달이라는 개념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발달은 부모들에게 꽤 익숙한 단어지만 정확한 의미를 아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사실 전공자가 아니면 부모가 되기 전에는 발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 줄곧 듣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이 '발달'입니다.

발달이란 수정에서 죽을 때까지 전 생애를 통해 신체적 기능이나 심리적 기능에 있어 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변화로 심리학에서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 안에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2. 아이는 계속 변한다

부모들은 임신부터 출산 전까지의 기간과 아이가 태어난 뒤 돌까지의 발달에 많은 관심을 갖곤 합니다. 임신 중에는 태아가 건강하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태아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걱정하고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목 가누기부터 걷기까지 세세한 발달 단계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관찰하는 데 주의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곧잘 하게 되고 걷고 뛰는 등 기본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면 아이의 발달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부모들이 늘어납니다. 영유아 검진을 받으면서 때때로 아이의 키와 몸무게가 잘 늘고 있는지 정도만 확인합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는 계속 발달합니다. 눈에 확 띄지 않아도 감정이나 언어발달처럼 중요한 영역들이 부지런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의 정서 역시 계속 발달하고 있습니다. 출생 후 처음 한두 해 동안 아이는 분노, 슬픔, 기쁨, 놀람, 공포 등과 같은 기본정서만 느끼지만, 커가면서 당혹감, 수치심, 죄책감, 부러움, 자부심과 같은 2차 정서를 느끼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아이 안에서 엄청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정서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부모가 볼 때 당혹스러운 행동도 하곤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다 완성되어야 하는 시기인데 그렇지 못한 건 아닌지 오해해서 걱정하고 초조해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당연히 미숙하고, 지금 순간에도 계속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걷기나 말하기처럼 특정 시기에 빠르게 발달하는 영역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발달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연속적인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이 발달의 정의는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부모인 우리도 지금 이 순간 계속 자라는 중입니다. 그러니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라는 역할을 막 시작한 우리도 부족하고 미숙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삶에서 부모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를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니, 당연히 부모로서는 성숙하지 않을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 키우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발달의 의미를 떠올려보면 부모인 나 자신과 아이의 미숙함을 덜 불안해하며 바라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